판소리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귀명창'
판소리의 소리판, 무대는 청중이 있어야 완성된다. 판소리는 청중과 공연자 사이에 상호작용이 중요한 공연으로 청중과 공연자 사이의 적극적인 상호작용으로 판소리가 변화, 발전해왔기 때문이다.
판소리무대에서 청중들은 자신의 존재가치를 '추임새'를 통해서 표출한다.
서양음악의 경우 공연 중 청중이 소리를 내는 것은 공연을 방해하는 요소이지만, 판소리의 경우에는 공연자와 청중 사이의 활발한 상호작용이 일어나고 있다는 생생한 증거이다.
따라서 청중들이 추임새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판소리를 잘 알고, 판소리로부터 진정한 감동을 이끌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훌륭한 청중을 귀명창이라 하여 명창과 대등하게 대우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
원래 ‘귀명창’이란 판소리를 즐겨 듣는 사람들 가운데 단순한 애호가 수준을 넘어 소리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지식을 바탕으로 소리를 제대로 감상할 줄 아는 능력을 가진 자를 일컫는 말이다. 명창에 버금간다 해서 ‘귀명창’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데, ‘귀명창이 좋은 소리꾼을 낳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판소리 발전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동반자다.
귀명창이 많은 소리판에서는 소리꾼이 소리를 허투루 하지 못하므로, 귀명창이 많아야 소리의 질이 좋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좋은 음악은 청중이 만든다.
귀명창이 되려면 명창이 되는 것처럼 특별한 훈련과정을 거쳐야 한다. 무작정 판소리를 즐기고 많이 듣는 것만으로는 귀명창이 되긴 어렵다. 흔히 판소리를 들을 때 골계적 요소만 좋아할 수도 있고, 장단 정도와 성음만을 구별해서 들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귀명창은 판소리의 여러 요소가 ‘이면’에 맞고 안 맞고까지 지적해 줄 수 있는 경지를 가리킨다.
그래서 ‘귀명창 있는 곳에 명창이 있다’는 말도 있다.
귀명창의 개념을 좀 더 보충하여 살펴본다면, 판소리에 대한 미학적 가치기준은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고 시대에 따라서 변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귀명창이라는 말이 있는 것을 보면 시대를 초월해서 판소리의 미적기준이 통하는 보편성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귀명창이란 말 그대로 판소리를 듣고 감상하는 수준이 판소리를 잘 부르는 명창의 경지에 이른다는 뜻으로 그만큼 귀명창되기가 어렵다는 뜻도 된다.
[논문 내용 중 필요한 부분 요약정리]
*논문명: 21C 판소리 수용자에 대한 조사.연구
*저자: 정은경, 유미리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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